목적지 없이 떠나는 여행

후배 녀석이 7년 넘게 사귄 여자와 실컷 싸우고 헤어졌다.녀석은 그녀를 잊어야겠다는 핑계를 대며 지인들과 술을 마셨는데 (정확히 말하면 내게 술을 사 달라고 했다.) 얼큰하게 취하고 나서는 옛 여자친구 이야기를 꺼냈다. 만고 불변의 진리가 떠오른다. 늘 술이 문제다. ...

2
8월

도전

도전은 인생을 흥미롭게 만들며, 도전의 극복이 인생을 의미 있게 한다. Challenges are wha make life interesting; overcoming them is what makes life meaningful. - 조슈아 J. 마린 Joshua. M...

언어의 온도 - 당신은 5월을 닮았군요.

일 년 열두 달 중에서 난 계절의 영왕으로 불리는 5월을 가장 좋아한다.5월의 속성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자라다'가 아닐까 싶다. 5월을 뜻하는 메이May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풍요와 증식增植의 여신 마이아Maia에서 왔다. 5월이 되면 모든 게 쑥쑥 자란다. 들...

언어의 온도 - 여전히 당신을 염려하오

업무 때문에 파주출판도시에 다녀왔다. 그곳 초입을 지날 때면 어렴풋하게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몇 해 전, 봄을 알리는 비가 지나간 스산한 저녁이었다. 출판도시에서 일을 보고 차를 몰아 자유로에 진입했다. 어지롭게 널린 파편 사이로 찌그러진 승용차 몇 대가 보였다. 추...

언어의 온도 - 그냥 한 번 걸어봤다.

버스 안에서 일흔쯤 돼 보이는 어르신이 휴대전화를 매만지며 '휴~'하고 한숨을 크게 내쉬는 모습을 보았다. 어찌 된 일인지 창밖 풍경과 전화기를 번갈아 바라보기만 할 뿐 통화 버튼을 누르지 못하고 있었다. 10분 쯤 지났을까, 어르신은 조심스레 전화기를 귀에 가져다 댔...

언어의 온도 - 말의 무덤, 언총

그런 날이 있다. 입을 닫을 수 없고 혀를 감추지 못하는 날, 입술 근육 좀 풀어줘야 직성이 풀리는 날. 그런 날이면 마음 한 구석에서 교만이 독사처럼 꿈틀거린다. 내가 내뱉은 말을 합리화 하기 위해 거짓말을 보태게 되고, 사앧의 말보다 내 말이 중요하므로 남의 말꼬리...

언어의 온도 - 틈 그리고 튼튼함

대학 때 농활(농촌 봉사활동)을 갔다가 작은 사찰에 들어간 적이 있다. 마당 한가운데에 석탑 하나가 기품을 뽐내며 당당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난 탑 주변을 빙빙 돌며, 돌에 새겨진 사엋와 흔적을 살폈다. 얼핏 봐도,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석탑이었다. 세월과 비...

언어의 온도 - 사랑은 변명하지 않는다.

좌우봉원左右逢源이라는 말이 있다. 좌우, 그러니까 주변에서 맞닥뜨리는 사물과 현상을 잘 헤아리면 근원과 만나게 된다는 뜻이다.일상의 모든 것이 공부의 원천이라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얼마 전 5호선 공덕역에서 생각지도 않은 깨달음을 얻었다. 사소한 장면 하나가 내 마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