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선다는 것





AM 4:11


백수가 되고 나서 잠이 늘었고, 하루하루 힘이 빠진다.

세상만사 다 귀찮고, 움직이지 않으니 격하게 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이럴 때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이렇게 허비하다니 내 청춘을 이렇게 마냥 버리고 마는건가?


그럴 때 부산에서 만났던 베트남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나 좀 도와 줄수 있어?' 


기꺼이 도와 드리죠... 제가 도움이 된다면요...





논어를 도와달라고 한다.


논어...?


공자님의 그 말씀?


난 문과가 아닌데....






하지만 도움을 요청을 하였고, 도와주겠다고 했으니 제대로 도와주고 싶었다.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人不知而不?, 不亦君子乎?"


아니 이게 뭐야~!!!!!

시방 이게 뭐냐?


레알 하나도 모르겠다. 일단 긁어다가 급하게 구글링을 시도!


아...


배우고 제때에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벗이 먼 곳으로부터 오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섭섭해 하지 않으면 또한 군자답지 않겠는가?



하하..

너무나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공자님 최근 너무나 방황한지라 자기개발서를 2권이나 샀는데 여기서 또 가르침을 주시네요.


갑자기 베트남 친구가 너무나 고마웠다. 난 사람이 되고 싶었던 모양이다.... 이게 무슨 소리야....



친구가 말했다. 과거의 너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행동파였다고, 그런데 지금의 내가 보기에 나는 겁쟁이다. 아마 사회생활을 겪으면서 어느정도 대인관계를 맺고 끊으면서 생긴 앎이라는 것이 생겼기 때문일 것이다. 예전의 나는 몰랐기 때문에 꿈을 꾸었고 계획하였고 행동하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하고 싶어서.



지금은 하고 싶어도 문득 생각난다. '


'과연 될 까?'

'귀찮다'

'할 수 있을까?'

'저게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그냥 편하게 살면 안되나?'

'아니야 인생 한번 살고 죽는건데 적어도 하고 싶은 건 해봐야 되지 않을까?'

'그래서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하면?'

'손가락질 받아본 적 있어?'

'욕 먹으면...'


솔직히 이렇게 글로 적다보니 다 쓰잘데 없는 생각들이다. 행동도 안해봤고 그 피드백도 아직 결과도 보지 않았는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내 자신이 너무나 한심스럽고 겁쟁이로 보인다.


예전엔 저렇지 않았다. 그냥 했다. 왜? 

시키니까

하고 싶으니까


다른 이유 없었다.


처음 제대로 된 회사에 들어갔을때 사무보조인줄 알았더니 마케팅직이었고 심지어 영업을 뛰라고 해서 혼자서 영업도 뛰었고 혼자서 교육을 해보라해서 교육도 했고 교육자료를 만들라해서 교육자료를 만들었고 나가서 컨설팅하고 와라해서 컨설팅을 했다.


다 몰랐음에도 그냥 했다. 시켰는데 안할 수는 없잖아?


웃긴건 하니까 되더라. 

더 웃긴건 명함에 그냥 팀장이라고 써있는데 당시 22살이었던 나를 28살로 보더라 미친


근데 왜 지금은 안해? 지금 자신한테 하고 있는 말이다.... 하하...


배울때 제대로 배우면 기쁘고

그래서 친구가 멀리서 오면 너무나 기쁘고

이런 마음에 남의 눈치도 보지 않고 남이 전혀 알아주지않아도 굳건하게 당당히 있을 수 있다면 군자가 아니겠냐는 저 말씀의 깊이는 나에게는 아직 너무나 깊다. 너무 깊어서 아직 어둡다. 안보여... 하지만 출발점이다.


제발 좀 행동좀 하자.


그래서 이 말씀을 만나게 해준 친구에게 감사한다.

민희야 고맙다.



子貢問君子. 子曰, “先行, 其言而後從之.”

자공문군자     자왈    선행   기언이후종지


자공이 군자를 여쭈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먼저 그 말을 행하고 뒤에 그것이 따른다(따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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